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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gar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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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 외인이 본 SBS 검도왕 대회
검술과 무기에 관한 좋은 포스팅을 올려주시는 백돼지님의 블로그에서 트랙백. 진짜 문외한인 나로서는 잘 모르는 주제지만 평소에 관심있는 주제와 관련이 깊다. 무기의 근본 목적은 적을 살상하는 것일 테다. 물론 직접적으로 눈앞의 상대를 무력화시키는 '목따기' 가 아닌 방어, 위협의 수단으로 존재할 수 도 있겠다. 어쨌건 도구를 사용하는 인류가 출현한 이래 돌과 작대기에서 돌도끼로, 수천년의 세월을 건너 뛰어 농담도 잘하시는 교수가 춤추며 만들어낸 우주소년 폭탄까지, 무기는 적을 무력화시키는, 그것을 통해 나 자신을 보호하고 내밥그릇을 지켜내는, 능력을 극대화해왔다. 그러나 권력, 혹은 집단 간 의 충돌이 아닌 개인 대 개인의 물리적 충돌 상황에서는 본격적으로 총기가 등장함으로써 개인 전투력의 평준화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무기가 가지는 살상력의 효과보다 그 무기를 다루는 사용자의 도구 숙련도를 포함한 개인 능력이 전투력의 수준을 결정하는 요인이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군사 개인 병기로 화기가 사용되면서, 혹은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개인간의 분쟁을 무력으로 해결하는 일 자체가 줄어들고, 또 심각한 위협이 가해지는 경우라면 총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우월한 전략이기 때문에 기타 무기의 사용 능력을 향상시켜서 개인 전투력을 강화하는 것은 그리 경제적인 전략이 되지 못하게 되었다. 요약해보면, 현대 사회의 일반 시민은 무기 기술을 아무리 갈고 닦아 봤자 그 기술의 본래 쓰임새를 활용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물론 현대에도 Mensur/Shulaager 같은 드잡이질을 하는 사람들 도 있지만 이런건 예외로 두고) 그렇다면 이 무기 기술을 습득하고 수련하는 방향은 크게 보아 두 가지 정도가 될 수 있다. 본래의 살상 기술을 공부하고 발굴해서 존재하는 기술을 최대한 재현해 내는 것, 혹은 경쟁 스포츠의 형태로 변화된 기술을 수련하는 것. 전자를 무술, 무도라고 할 수 있겠고 후자는 스포츠라고 부를 수 있겠다. (스포츠는 엄밀히 정의내리기 어려운 용어지만 이 글에서는 좁은 의미의 경쟁 스포츠, 즉 신체적 활동을 통해 상대를 반격 불능 상태로 만들거나 특정 점수만큼 득점 하는 등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을 뜻하는 말로 쓰겠다.) 이 구분은 엄밀하게 흑백을 가리는 식으로 나눌 수 없으며, 같은 유도라는 무술 종목 안에서도 적을 차고 찍고 꺾고 부러뜨리는 유술 계열 유파도 있겠고,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하는 스포츠 유도가 있을 것이다. 어느쪽이 올바른 길이냐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고, 나는 기본적으로 스포츠를 배우고 즐기고 있는 입장이기도 하여, 펜싱에 관해 아는바를 적어내려본다. 현대 펜싱의 발달은 대충 16세기를 시작으로 보고 있고, 이 때 부터 찌르기를 중심으로한 한 손으로 들고 공격과 방어를 모두 할 수 있는 가벼운 무기로서 사용되기 시작한다. 한 손으로 공격과 방어를 모두 감당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원활하고 민첩하게 움직여야하고, 그렇기 때문에 가벼워야 했다. 가볍기 때문에 자상을 입히는 것은 유리하지 않은 도구였고, 그렇기 때문에 찌르기를 중심으로 한 기술과 거리 확보, 적의 공격을 받아내는 기술 등이 발전하게 된다. 펜싱은 이후 19세기 말 올림픽을 계기로 3 종류의 스포츠 무기가 발생하기 전까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변화하게 된다. 중요한 변화 요인은 무기의 변화, 플레레의 발명, 마스크의 발명, 검술 스타일의 충돌 등이 있다. 요약하자면 플레레의 발명에 의해 훈련으로서의 검술 레슨이 가능해 졌으며, 마스크의 발명으로 연습중 위험 요소가 극단적으로 줄어들게 되었고, 검술 스타일의 충돌(프랑스식, 이탈리아식으로 대변되는 힘이냐, 민첩함이냐의 오랜 떡밥)에 의해 기술의 개량 발전이 가속화되었다. (이 밖에도 인체에 대한 해부학 지식이 깊어지면서 보다 효율적인 동작을 합리적인 근거에 의해 설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던가, 공식적인 결투가 금지된다든가 등등 많은 요인이 있었을 것이다.) 펜싱이 스포츠 화한 이후 약 100년 이상의 세월이 흐르면서 수많은 변화가 가해졌는데 주로 전기 심판기의 도입, 점수제에 의한 승부 등 규칙이 변경되면서 발생한 것과 1950년대 동유럽의 약진과 플레레 특유의 휘어찌르기(flick attack, coupe)공격 등 기술적 발달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점수제 승부에 의해 펜싱의 양상이 달라지게 된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오직 먼저 찌르기만 하면 이기는 가장 실전에 가까운 승부에 비해 15점을 내야 하는 현대의 펜싱은 보다 복잡하고, 체력을 요하며, 게임 전체의 전략을 요구하며 의외성을 낮추는 방식으로 발전한 것이다. 그러나 전기 심판기의 도입은 약간 다르고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 전기 심판기란 펜싱 시합 중 칼 끝이 상대방의 유효면(타겟면)에 일정 압력 이상으로 접촉했을 때 그 것을 신호로 알려주는 도구다. 시합중 칼의 움직임이 워낙 빠르고 가볍기 때문에 누가 찔렀는지, 동시에 찔렀는지 혹은 유효면이 아닌 곳을 찔렀는지 등을 신호로 알려주는 것이다. 이 심판기가 도입되기 전에는 3명의 심판이 서로 떨어져서 누가 찔렀는지를 눈으로 보고 판단해서 판정을 내렸다. 당연히 판정의 시비도 많았고 대부분의 공격이 상대의 상체 윗면을 노리는, 그렇기 때문에 심판에게 잘 보이는 비정상적인 보여주기용 경기가 되곤 했던 것이다. 심판기의 도입으로 칼이 유효면을 찔렀는지 아닌지의 여부를 판단하는데 사람의 판정이 배제됨으로써 당연히 심판의 눈에 잘 안보이는( 동시에 수비자의 시점에서도 잘 안보이는) 팔 아래쪽 공격이 크게 사용되게 된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사람이 찌른 여부를 판단 할 때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 칼이 상대방 몸에 닿으면 칼날이 휘게 되는데, 많은 구식 선수들은 이것을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 찌르기도 전에 손목을 꺾어서 칼을 일부러 휘게 만들곤 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칼 끝이 상대의 몸에 접촉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기 심판기의 판정은 찌르지 못함이 되는 것이다. 많은 선수들이 이 악습을 고치지 못하고 패배했다고 한다.) 1950년대 이전까지는 크게 두 가지 스타일 즉, 힘의 이탈리아와 민첩함의 프랑스식 검술이 주류를 이루었다고 한다.(이 표현은 대단히 부정확하지만 이 글에서 이런 내용을 다루기는 어려우며 나도 잘 모른다) 혹은 두 검술의 중간지점쯤 되는 스페인과 영국식 검술등이 혼재했지만 이 검술들 모두 '근접전' 즉 크게 이동하지 않고 상대의 공격을 방어하고 반격하는 공방의 정교한 시스템을 확립하는 식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30년대 사브르 동영상을 보면 대충 짐작할 수 있겠다(요즘 사브르는 한 포인트 득점하는데 3초도 안걸린다...) 러시아가 스포츠 펜싱에 참가하면서 제반 규칙과 도구, 장비들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그들의 움직임이 경기장을 충분히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고 엄청난 속도로 접근/후퇴를 하는 전술을 준비해서 한동안 동 유럽 국가들이 세계 대회를 휩쓸게 된다. 마지막으로 가장 놀라우면서도 펜싱이 스포츠화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변화가 있다. 바로 플레레 종목의 휘어찌르기/플릭 공격이다. 플레레는 애초에 에페등 실전 찌르기 무기를 학습하기 위한 도구로 발명되었기 때문에 상해를 입히지 않도록 끝 부분이 뭉툭하고 쉽게 휘어지는 재질로 만들어졌다. 그러므로 무기를 적절하게 채찍처럼 휘두르면 마치 낙시대가 휘듯이 칼의 끝 부분이 휘어서 상대방의 등 뒤를 찍는 것이 가능하다.(사브르도 많이 사용하지만 사브르는 칼 아무데나 닿으면 득점이므로 논하지 않는다) 물론 전통적인 검술에 기반한 기술을 중시하는 펜서들은 이 기술을 매우 싫어하고, 국제 펜신 연맹의 규칙도 이 플레레의 플릭 공격을 어렵게 만드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이 기술이 완벽하게 유효하고 효율적인 전법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요약하면 현대 스포츠로서 펜싱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변화 발전해왔다. 나는 이 글에서 지속적으로, 의식적으로 변화와 발전이라는 표현을 반복했다. 기술은 습득할 수 있는 것이고 부단하게 노력함으로써 향상시킬 수 있다. 직업인으로서 밥벌이 기술이라면 말 할 것 도 없고, 애호하는 마음으로 기술에 대해 정진한다고 하더라도 향상하려는 의지는 다르지 않을 것이다. 향상, 발전을 말할 수 있으려면 그에 비교할 수 있는 준거가 필요하다. 무기를 다루는 기술에 있어 그 준거는 승패가 될 것이다. 승패가 명백하게 판가름나고서야 낫고 못함을 구분할 수 있으며, 전술 능력의 고하, 신체 능력의 강약등 그 낫고 못함의 원인을 분석해 보고 또 다른 발전을 기약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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